1. 서론
해조류의 분포, 해조상, 군집구조의 파악은 해양생태계 및 연안 해역의 해양생물자원의 풍부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해조류는 해양생태계 1차 생산자이며, 해양생물 서식지 등 생태학적 중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Lindstrom 2009; Whhitaker et al. 2010). 식품, 약용, 유용물질 생산 등 인류의 직간접적인 유용자원으로도 폭 넓게 활용되고 있으며(Kang 2012; Kim et al. 2012; Lee et al. 2013), 고착하는 특징으로 환경 지표생물로도 이용되고 있는 해조류의 종다양성과 군집구조에 대한 자료를 축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Orfañidis et al. 2001; Diaz-Pulido et al. 2011; Roleda et al. 2012).
전남지역 해조류의 지리적 분포에 대해서 본격적인 기록은 여수 돌산부터 거문도, 완도, 진도, 흑산도, 홍도 등의 해조상에 대한 Kang (1966)의 연구를 시작으로 소횡간도, 연도, 금오도, 화태도, 안도 등의 금오열도의 하계 해조상을 보고되었고(Koh et al. 1994), 인근의 고흥군지역 해조상에 관한 연구(Sun et al. 2011), 고흥군 인근 무인도의 하계 해조상보고(Song et al. 2011) 등이 있었다. 거문도의 해조류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학자들의 보고가 있었고(Lee et al. 1988; Koh 1990; Shin and Boo 1994; Kim and Choi 1996; Kim and Lee 1996; Lee and Yoon 1998; Oak et al. 2002), 전남 서부 해역과 도서에 분포하는 해조류에 관한 연구들과(Kang et al. 1993; Yoo et al. 2015; Han et al. 2016) 전남해역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분포하는 해조류에 관한 연구도 몇몇 있었다(Park et al. 2009; Oh and Ahn 2021). 전남 연안에 분포하는 해조류에 관한 연구가 다양하게 수행되었지만, 매우 복잡한 해안선과 다수의 유무인도를 포함하고 있는 남해안의 특성상 선행된 연구들만으로는 남해안 서부연안에 분포하는 해조상과 군집를 이해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남 동부지역 조간대 해조상과 해조군집 특성을 파악하여 국내 연안 해조상과 군집 특성을 규명하는 데 일조하고자 연구를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전남 동부 조간대 해조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여수시 남면 안도리 안도해변과 이야포 조간대 그리고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우주해변과 외초리 조간대에서 2021년 5월과 8월 2회에 걸쳐 정성 및 정량 조사를 실시하였다(Fig. 1, Table 1).
Table 1.
해조상 조사를 위해서 조사지역 조간대에 출현하는 해조류를 최대한 종류별로 채집하여 실험실에서 검경·동정하였다. 우점종을 파악하기 위한 정량적인 조사로는 현장에서 해조류 생육 상한선부터 하한선까지 줄자를 이용하여 조사지선(line transect)를 설치하고 50 cm × 50 cm 방형구(10 cm×10 cm의 소방형구 25개로 구획)를 연속적으로 놓고 각 방형구에 출현한 해조류의 피도(coverage, C)와 빈도(frequency, F)를 기록하였다. 피도와 빈도는 상대피도(relative coverage, RC)와 상대빈도(relative frequency, RF)로 환산하고 이들의 산술평균으로 중요도(importance value, IV)를 산출하였다(Saito and Atobe 1970; Brower et al. 1998). 해조상의 특징을 해석하는 지표로는 C/P 값(Segawa 1956), R/P 값(Feldmann 1937) 및 (R+C)/P의 값(Cheney 1977)을 이용하였다. 해조류의 각 분류군별 목록은 한국 해조목록의 분류체계(Kang 1968; Kim et al. 2013)를 기준으로 정리하였으며, 홍조류 중 민산호말류(melobesioidean algae)는 제외하였다.
3. 결과
3.1 종조성
전남 동부지역 금오도 안도와 외나로도 조간대 4개 정점에서 해조류는 총 87종이 출현하였으며, 분류군 별로는 녹조류가 14종, 갈조류 15종 그리고 홍조류 58종이 출현하였다. 조사시기 별로는 5월에 75종, 8월에 52종으로 봄에 여름보다 많이 출현하였다. 정점별로는 외나로도 외초리에서 46종, 안도 이야포 41종, 나로우주해변 26종 그리고 안도해변에서 22종 순으로 해조류가 출현하였다(Table 2).
Table 2.
해조류 분류군별 출현종 비율은 홍조류가 66.67%로 다른 분류군보다 높았으며, 갈조류 17.24%, 녹조류 16.09%로 낮았다. 외초리에서 홍조류의 평균 출현비율이 76.09%로 높았으며, 안도해변에서 50.00%로 낮았다. 반면에 안도해변에서는 갈조류의 출현비율이 평균 27.27%로 높았으며, 나로우주해변에서는 녹조류의 출현비율이 평균 30.77%로 높았고, 외초리에서 평균 6.52%로 낮았다.
3.1.1 우점종
전남 동부지역 조간대 조사정점에서 해조류의 피도와 빈도를 바탕으로 산출된 중요도(IV)는 조사시기와 정점에 따라 상이하였다(Table 3). 안도해변에서는 5월에 톳(Sargassum fusiforme)과 지충이(Sargassum thunbergii)가 30% 이상의 중요도로 분포하였는데, 8월에는 애기우뭇가사리(Gelidiophycus freshwateri), 톳(S. fusiforme), 민산호말무리(melobesioidean algae) 등이 다소 높은 중요도로 분포하였다. 인근의 이야포에서는 5월에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가 중요도 30% 이상의 우점종으로 분포하였으나, 8월에는 김파래(Bangia fuscopurpurea),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 등이 중요도 30% 미만의 주요종으로 분포하였다. 외나로도 나로우주해변에서는 봄에 구멍갈파래(Ulva australis)와 해산 현화식물인 애기거머리말(Zostera japonica)이 높은 중요도로 분포하였고, 여름에는 애기거머리말(Z. japonica)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외초리에서도 봄에 톳(S. fusiforme)의 중요도가 다소 높았으나, 30% 이상을 상회하는 종들은 없었고, 여름에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가 중요도 30% 이상의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Table 3.
3.1.2 해조상 지표
전남 동부 조간대 해조상을 해석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되는 갈조류에 대한 녹조류의 비율(C/P ratio)은 조사시기와 정점에 따라 상이하지만, 0.33에서 1.50의 범위로 평균 0.72, 갈조류에 대한 홍조류의 비율(R/P ratio)는 1.00에서 4.00의 범위로 평균 2.49로 나타났다. 갈조류에 대한 홍조류와 녹조류의 비율((R+C)/P ratio)은 1.80에서 4.38의 범위로 평균 3.21로 나타나서 전남 동부 조간대 해조상은 혼합 해조상으로 나타났다.
4. 고찰
남해안 중부에 해당하는 전남 동부지역의 조간대 4개 지점에서 2021년 5월과 8월에 해조류를 조사한 결과 녹조류 14종, 갈조류 15종 그리고 홍조류 58종으로 총 87종의 해조류가 관찰되었다. 조사기간 동안 전 조사정점에서 출현한 해조류는 없었으나, 톳(S. fusiforme), 지충이(S. thunbergii), 우뭇가사리(G. elegans)가 봄에 전 정점에서 나타났고, 여름에 나로우주해변을 제외한 정점에서 지속적으로 분포하였다. 나로우주해변의 기질은 모래갯벌에 소규모 암반으로 구성되어 다른 조사정점과 기질 구성의 차이가 있고, 조간대 중부에 해산 현화식물인 애기거머리말(Z. japonica)의 우점적 생육과 하부에 거머리말(Z. marina)과의 혼생이 나타나고 있었고 거머리말은 조하대에 군락을 이루고 이었다. 봄에 소량으로 분포하였던 해조류는 하계에 거머리말류의 생육이 증가하면서 소실된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지 및 인근지역에서 조사된 해조류는 Koh et al. (1994)은 하계 금오열도 5개 도서 정점에서 85종을 보고하였고, Sun et al. (2011)은 추계와 동계 고흥군 연안 8개 정점에서 35종의 해조류와 2종의 해산 현화식물을 보고하였다. Song et al. (2011)은 하계 고흥군 동쪽 19개 무인도에서 80종의 해조류를 보고하였다. Park et al. (2009)도 하계 돌산도에서 57종과 외나로도에서 40종의 해조류를 보고하였다. 선행된 연구들과는 조사시기, 조사정점 등이 명확히 일치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총 87종의 해조류 출현을 확인한 본 조사는 금오열도(Koh et al. 1994)와 고흥군 무인도서(Song et al. 2011)에서 나타난 해조류 출현종수와 유사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고흥군 연안(Sun et al. 2011)의 해조상 보고보다는 많은 종이 출현하였으며, 조사정점이 가장 유사한 돌산과 외나로도(Park et al. 2009)의 보고와 비교해서도 해조류 출현이 많이 나타났다(Table 4).
Table 4.
Location | Taxon | Total | Reference | ||
Chlorophyta | Ochrophyta | Rhodophyta | |||
Geumo islands | 7 | 22 | 56 | 85 | Koh et al. 1994 |
Dolsando | 10 | 17 | 30 | 57 | Park et al. 2009 |
Oenarodo | 8 | 9 | 23 | 40 | |
Goheung (uninhabited islands) | 13 | 19 | 48 | 80 | Song et al. 2011 |
Goheung (coast) | 5 | 12 | 18 | 35 | Sun et al. 2011 |
Oenarodo | 10 | 10 | 47 | 67 | This study |
Geumodo (Ando) | 8 | 13 | 29 | 50 |
전남 동부 금오도 안도의 2개 정점과 외나로도 2개 정점에서 나타난 우점종은 상이하였다. 암반이 발달한 안도해변과 외초리 정점에서는 동계에 톳(S. fusiforme), 하계에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 이었으며, 안도 이야포에서는 동계에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 하계에 김파래(Bangia fuscopurpurea)와 애기우뭇가사리(G. freshwateri)가 우점종이었다. 연성기질의 나로우주해변에서는 구멍갈파래(U. australis)와 해산 현화식물인 애기거머리말(Z. japonica)이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나로우주해변 조간대는 다른 정점들과 기질의 구성이 모래갯벌로 해조류 생육이 불량하였으나, 넓은 연성기질 조간대에 애기거머리말(Z. japonica)의 우점적 생육이 형성되어 있어 해양서식지로서의 특이성과 중요성이 충분하였으며, 조간대 하부부터는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거머리말(Z. marina)의 군락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해양서식지로의 가치가 매우 큰 지역이었다.
남해안 조간대에 나타나는 해조류 우점종의 수직분포는 조사시기와 지역별로 상이하지만, 조간대 상부에 구멍갈파래(U. australis), 불등풀가사리(Gloiopeltis furcata), 애기우뭇가사리가 분포하고, 중부에는 톳(S. fusiforme), 지충이(S. thunbergii), 패(Ishige okamurae) 등과 하부에서 개서실(Chondria crassicaulis), 톳(S. fusiforme), 지충이(S. thunbergii), 우뭇가사리(G. elegans) 등의 분포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Table 5). 본 조사에서 조위별로 나타난 우점종도 과거의 조사결과와 유사하였다. 그러나 과거에 조간대 하부에 대형 갈조류의 우점이 보고된 것과 비교해서(Sohn et al. 1982; Sohn et al. 1983; Koh et al. 1994), 2000년대 이후에는 톳(S. fusiforme), 지충이(S. thunbergii) 등으로 우점종이 변하였다. Kang et al. (1993)은 남해안 조하대 해조군집에 대해서 보고하면서 비틀대모자반(S. sagamianum)의 수직분포가 투명도와 관계있음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과거 조간대 하부에 우점종으로 분포하였던 대형 갈조류의 분포양식 변동이 연안 탁도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나, 변동 원인에 대한 보다 상세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Table 5.
Location | Tidal levels | Reference | ||
High | Mid | Low | ||
Dolsando | Gelidiophycus freshwateri | Sargassum thunbergii Chondria crassicaulis | Leathesia marina Chondria crassicaulis Polysiphonia morrowii | Shon et al. 1982 |
Ishige okamurae | Palisada intermedia | Symphyocladia latiuscula | Park et al. 2009 | |
Odongdo | Gelidiophycus freshwateri Ulva linza Pyropia yezoensis Scytosiphon lomentaria Blidingia minima Ectocarpus acutus | Ulva australis Chondria crassicaulis | Sargassum sagamianum Sargassum thunbergii Undaria pinnatifida Gelidium elegans | Shon 1983 |
Geumo islands | Gloiopeltis furcata Gloiopeltis tenax Ulva australis Ishige spp. | Sargassum thunbergii Sargassum fusiforme Corallina pilulifera Laurencia spp. | Sargassum sagamianum Sargassum serratifolium Gelidium elegans Ecklonia cava | Koh et al. 1994 |
Geumodo | Gloiopeltis furcata | Ulva compressa | Gelidium elegans | Park et al. 2009 |
Geumodo (Ando) | Gelidiophycus freshwateri Gloiopeltis furcata | Gelidiophycus freshwateri Sargassum thunbergii Sargassum fusiforme | Sargassum thunbergii Sargassum fusiforme | This study |
Goheung (uninhabited islands) | Gloiopeltis furcata Ishige okamurae Ulva australis Caulacanthus ustulatus | Sargassum thunbergii Gelidiophycus freshwateri | Corallina pilulifera Ishige okamurae Sargassum thunbergii | Song et al. 2011 |
Goheung (coast) | Ulva australis Gloiopeltis tenax | Sargassum thunbergii | Chondracanthus tenellus Chondrus ocellatus | Sun et al. 2011 |
Oenarodo | Caulacanthus ustulatus | Corallina officinalis | Pachymeniopsis elliptica | Park et al. 2009 |
Ulva australis Gelidiophycus freshwateri | Ishige okamurae Sargassum thunbergii | Ishige okamurae Sargassum fusiforme | This study |
해조류 분류군간의 출현비율로 해조상을 해석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특히 갈조류에 대한 홍조류의 비(R/P ratio)는 수온변동과 연관이 있어 지역 해조상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Feldmann 1937; Boo and Lee 1986; Koh, 1990). Cheney (1977)는 갈조류에 대한 홍조류와 녹조류의 합산비(R+C/P ratio)가 3보다 작으면 온대성 내지 한 대성 해조상으로, 6 이상이면 열대성의 해조상을 나타내고, 그 중간 값이면 혼합 해조상으로 해석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평균 3.21로 나타나 혼합 해조상으로 판단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좀 더 세분해 본다면, 외나로도 외초리에서는 (R+C)/P 평균 값이 5.70인데 반해서 금오도 안도에서는 평균 2.85로 나타났다. 선행의 연구에서도 금오열도 도서 평균 (R+C)/P 값은 2.86 (Koh et al. 1994), 돌산도 2.35 (Park et al. 2009), 고흥연안 1.92 (Sun et al. 2011)로 조사시기와 정점에 따라 다양한 값이 나타남으로 지역별 해조상에 대한 판단은 좀 더 신중히 이뤄져야 하겠다.